『수렴과 발산 (Convergence & Divergence)』

 단순한 풍경 사진을 넘어, 자연 현상과 공간의 근원적인 상태를 탐구하는 시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수학적 개념인 수렴과 발산이라는 두 가지 기본적인 힘에 주목하며, 저는 이 이중적인 작용을 통해 자연의 역동성과 그 안에 숨겨진 질서를 시각적으로 드러내고자 합니다.  

마치 고전 물리학에서 현대 이론 물리학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물리학의 사유 체계처럼, 제 작업은 예측 불가능해 보이는 복잡한 시스템 속에서도 발견되는 질서의 가능성을 탐색합니다. 지형의 융기와 침강, 물의 모임과 흩어짐, 기류의 교차와 확산 등, 우리가 마주하는 다양한 자연의 모습들은 결국 수렴과 발산이라는 두 가지 힘의 상호작용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공간을 정적인 배경이 아닌, 끊임없이 변화하는 에너지의 장(場)으로 인식합니다. 이 역동적인 장 안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상호작용과 에너지의 흐름을 포착하고자 노력합니다. 빛의 움직임, 바람의 흔적,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하는 자연의 순간들을 담아내며, 질서를 향해 나아가는 수렴의 힘과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산의 힘이 교차하는 찰나를 포착하고자 합니다.  또한 인간의 인식 구조가 이러한 자연의 흐름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인지적 지도는 자연의 실제 모습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요? 반복되는 지형적 모티프와 그 변주를 통해 질서와 우연이 만나는 지점을 시각적으로 제시하고, 자연의 방향성과 순환의 원리를 탐색하며, 궁극적으로 우리가 자연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철학적 물음을 던지고 싶습니다. 수렴은 질서를, 발산은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제 사진은 이 두 흐름이 만나는 순간을 포착하여, 자연이라는 복잡한 시스템 안에 존재하는 보편적인 리듬을 드러내고자 합니다.